1만 시간의 법칙 또는 10년의 법칙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블링크”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신저 “아웃라이어”에서 “한 분야에서 최소한 1만 시간 동안 노력한다면 누구나 최고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1만시간의 법칙은 한편으로 ‘10년 법칙’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10년 법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짧지 않은 시간과 적지 않은 노력, 쉽지 않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그 법칙을 깨치고 나면 또 다른 ‘10년 법칙’으로 발전시키고 재생산해 내어, 반복적인 성공과 성취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두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조용한 혁명은 직업인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나 경험이다. 이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연구를 이끌어 온 스톡홀름 대학교의 K. Anderson Ericsson 박사는 그런 과정이나 경험을 ‘10년 법칙(the 10-year rule)’이라 부른다.

 

“어떤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성과와 성취에 도달하려면 최소 10년 정도는 집중적인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

 

에릭슨 박사의 견해에 바탕을 두고 직업인의 성공을 연구해 온 Andrew D. Carson 박사는 ‘10년 법칙’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어떤 특별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자신을 자리매김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정교한 훈련을 최소한 10년 정도 해야만 한다.” Andrew D. Carson, ‘Expertise’, www.google.co.kr

 

다중지능 이론의 창시자인 하버드 대학교의 교육심리학자 Howard Gardner는 심리학, 물리학, 회화, 음악, 시, 무용, 정치분야에서 걸출한 업적을 남긴 일곱 명의 창조적 거장들(지그문트 프로이트, 알버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T.S.엘리엇, 마사 그레이엄, 마하트마 간디)을 연구한 결과를 “열정과 기질”이라는 책으로 펴냈는데, 그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어느 분야의 전문지식에 정통하려면 최소한 10년 정도는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려면 자기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식에 통달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10년 정도의 꾸준한 노력이 선행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도약을 이룰 수 없다. 흔히 모차르트는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라고 말하지만, 그 역시 10년간 수많은 곡들을 쓴 다음에야 훌륭한 음악을 연거푸 내놓을 수 있었다. 우리가 다루는 일곱 명의 창조자들 역시 혁신적인 업적을 이루기 전에 최소한 10년의 수련기를 거쳐야 했다. 물론 더 오랜 세월이 필요했던 인물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는 또 다른 10년 후에 다시 한 법 중대한 혁신을 이루었다. (하워드 가드너, ‘열정과 기길(Creating Minds))”

 

“창조성의 10년 법칙: 정당한 근거 없이 숫자의 마술을 부릴 생각이 없음에도,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는 창조성의 10년 법칙을 발견했다. 일곱 명의 창조적인 인물들을 분야마다 약간씩 기간은 잘라도 대략 10년을 사이에 두고 창조적인 도약을 이루었다. 인지 심리학 계통의 연구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한 사람이 어느 분야를 기본적으로 통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10년이다. 피카소처럼 네 살에 시작하면 10대에 거장이 될 수 있고, 10대 후반에 창조의 노력을 시작한 스트라빈스키 같은 작곡가와 그레이엄 같은 무용가는 10대 후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창조성의 본 궤도에 올라선다.

10년간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 중대한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도약은 대개 일련의 시험적인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일단 도약하게 되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다.

하워드 가드너, ‘열정과 기질’

 

1946년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이작 펄만(Itzhak Perlman)은 미국에 건너가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렸을 때나 어른이 된 지금까지, 내 인생에 핵심이 되는 말을 고르라면 나는 주저 없이 ‘연습(practice)’이라고 말하고 싶다.”

 

네 살이 조금 못되었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에게 연습이란 어떤 의미일까? 양이 문제가 아니라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질과 양이 결합된 연습만이 진정한 연습이다. 참나무 판에 한 자 한 자 조각하듯이 두뇌 속에 한 음 한 음을 새기듯이 연습해야만 자신이 원하는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혁신이나 성공은 스피드나 반짝이는 민첩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10년 간의 긴 세월간의 정교한 반복과 반복, 또 반복과 반복이라는 지루하고도 긴 세월을 혼신을 다해 투자했을 때 나오는 것이다. 우리가 요즘 흔히 말하는 창조성도 결국은 번득이는 아이디어에서 나올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긴 시간의 지식과 지혜의 숙성기간을 거쳐 나오는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반복은 신의 영역이라고…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항상 ‘~기억하라’고 지겨우리만큼 반복적으로 말씀하셨다. 하나의 박자도 계속 반복하면 신비하게 들리는 것처럼 하나에 집중해서 반복할 때 신비한 영역, 깊은 경지에 들어가게 된다. 반복은 모든 영역에서 통할 수 있는 성공요인이다.

 

기호철학의 대가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철학방법은 나 자신에게는 아직도 새롭다. 뿐만 아니라 언제나 새롭다. 그래서 나는 자주 같은 것을 반복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내 철학방법은 다음 세대의 피가 되고 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위대한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간의 역사를 움직이는 힘에는 모두가 반복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해마다 피는 꽃나무도 반복의 되풀이가 아니라 어떤 박자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끊임없는 새로운 반복, 즉 차이를 만들어내는 반복이라고 볼 수 있다.

 

인생은 반복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매일 같은 일의 기계적인 되풀이다. 분명히 인생에는 반복의 현상이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반복은 1년이나 10년 전혀 차별이 없다. 그러나 언제나 새로운 결의와 각오와 감격 속에 새로이 되살리는 반복은 위대한 변화를 창조해 낼 것이다.